마리아나관광청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마리아나 제도에서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의 역사를 조명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전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방송된 KBS1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는 사이판에 위치한 '태평양 한국인 위령 평화탑'과 '수중 위령비'의 정화 활동이 집중 조명됐다. 이를 통해 마리아나 제도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한국인의 아픈 역사가 깃든 기억의 공간임을 보여줬다.
마리아나 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주요 군사 거점이었으며, 이 시기 수천 명의 한국인이 강제 징용돼 군사시설 건설과 탄약 운반 등에 동원됐다. 특히 티니안 섬에서는 약 5000여 명의 한국인이 희생된 것으로 밝혀져 당시의 아픔이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배우 송혜교가 한국인의 역사적 흔적을 알리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사이판과 티니안 지역에 한국 역사 안내서 1만 부를 기증했다.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된 안내서는 사이판 월드리조트 리셉션에 비치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으며,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동굴, 위령비 건립 배경 등 주요 유적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다.
마리아나관광청의 구정회 이사는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마리아나 제도에 남겨진 한국인의 아픈 역사와 희생을 되새기며, 마리아나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역사적 공감과 교육적 가치를 지닌 여행지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마리아나와 한국 간의 역사적 연대를 기반으로 기억 관광과 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마리아나 제도는 맑은 바다와 열대 자연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역사적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어 최근 역사 교육과 추모를 목적으로 한 여행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