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관람객이 만나는 작은 갤러리

아트스테이의 대표주자 ‘다이브인 아트스테이(DIVE IN ART STAY)’가 한국을 넘어서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데,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이어 얼마 전 베트남의 하노이에도 오픈했다. 필자가 다이브인 아트스테이를 알게 된 것은 인사동 센터마크 온카 슬롯(현 아미드 온카 슬롯)에 위치했던 <다이브인 인사를 통해서다. 전부터 팬이었던 이상원 작가의 아트스테이 객실에 머물며, 정말 그의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 다이브인이 추구하는 대로 예술적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특별한 경험 덕분에 하노이 진출 소식은 필자의 일상 속 여정에 새로운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그 기대감을 안고 이번에 다이브인 아트스테이와 협업한 ‘리비 하노이 함롱(LIVIE Hanoi Ham Long)’에서 2개의 콘셉트 룸에 머물렀다. 먼저 찾은 곳은 ‘Lush’ 룸. 이 객실은 베트남의 거리에서 피어난 영감으로 완성된 아트스테이로, 내부 공간에서부터 푸르른 생명력이 느껴진다. 미리 작가의 그림과 유리나 작가의 원화가 침실과 거실을 가득 채우며 특별한 분위기를 더했다. 푸른 식물의 숨결과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져, 마치 자연이 전하는 생기가 머무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하노이의 역동적인 거리 속에서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Lush’ 룸이 자연의 위로였다면, 두 번째 객실 ‘Colors’ 룸은 도시의 감각을 깨우는 공간이었다. 이 객실은 빛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베트남의 건축과 거리에서 영감을 얻은 아트스테이다. 특히 이 객실의 백미는 테라스 천장에 설치된 아크릴 작품으로, 햇살이 비출 때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변하며 하노이의 독특한 매력을 한층 더 깊이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곳은 햇빛이 좋은 어느 날 하노이의 오후 4시쯤의 모멘트를 그대로 담아낸 듯했다. 오렌지색 빛이 건물 곳곳에 스며들며 끊임없이 색채를 변화시키는 순간이 담겨 있어, 따뜻하면서도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특히 이 시간 즈음에 하노이의 거리를 산책하고 객실로 돌아왔을 때, 마치 하노이 거리의 풍경과 분위기가 객실로까지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 단순한 숙박이 아닌 빛과 색이 연출하는 한 편의 예술 작품 속에 머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 밖에도 베트남의 계단식 논에서 영감을 받은 ‘Layers’ 룸과 하노이 곳곳에서 피어나는 작은 흰 데이지의 섬세함을 담아낸 ‘Blooming’ 룸까지 총 4가지의 콘셉트 룸을 만나볼 수 있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이어 베트남 하노이, 그리고 내년엔 태국 방콕까지, 다이브인 아트스테이는 호텔 객실을 단순한 ‘방’이 아닌 작가와 관람객이 만나는 작은 갤러리자 영감의 원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상원 작가의 작품 속에서 ‘다이브 인(Dive in)’ 했던 국내 경험에 이어, 하노이에서는 현지의 거리와 빛의 감각을 온몸으로 ‘다이브 인’ 할 수 있었다.

다이브인 아트스테이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도시에서 어떤 모습으로 ‘머무는 예술’을 확장해 나갈지 더욱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