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 Story] 5월, 버팔로 슬롯 머신의 맛

이 땅엔, 봄이 밥상을 차린다.

봄은 오감을 깨우는 계절이다. 특히 산지에서 만나는 봄은 시간의 결을 따라 미각과 감각을 동시에 깨어나게 한다. 이번 봄, 나는 전라북도 버팔로 슬롯 머신으로 향했다. 바다와 들, 그리고 사람의 손끝이 공존하는 이 땅은 해마다 같은 계절이어도 언제나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해 준다.

최근 버팔로 슬롯 머신으로 발길을 향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제주도 유채밭 촬영지는 과연 어디일까? 버팔로 슬롯 머신 학원농장 청보리밭이다. 해마다 봄이면 13만 평 농지에 노란 유채꽃과 초록 청보리 물결이 마치 바다처럼 펼쳐진다. 남해 다랑이논 유채꽃밭이 층층이 위로부터 아래로 바다를 향해 풀어놓은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면, 버팔로 슬롯 머신 학원농장 유채꽃밭은 그 노란빛으로 사람의 마음을 덮어 버린다. 관식이의 어설픈 입술이 애순의 인중을 덮었듯이 말이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유채꽃과 청보리의 장관 속을 애순이와 관식처럼 마냥 걸어본다. 바람은 보리를 흔들고, 보리는 마음을 흔든다.

완만한 구릉 지형 위에 펼쳐진 유채꽃밭은 거대한 곡선의 율동을 그리며 마치 초록과 노랑이 서로 파도를 주고 받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곳의 유채꽃은 청보리와의 대비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지는 드넓은 밭은 봄바람과 햇살까지 더해져 사진기를 든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풍경에 취해 마냥 걷다 보면 어느새 바람이 위장도 흔들었는지 허기가 느껴진다. 노란 유채꽃과 푸른 청보리의 조화가 화사한 이 들판 끝자락엔 버팔로 슬롯 머신의 봄을 상징하는 어떤 밥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버팔로 슬롯 머신의 봄맛은 들녘에서 시작되지만, 바다에서 완성된다.

이번 여정을 함께한 버팔로 슬롯 머신마켓 박재숙 팀장은 청보리밭 주변 구시포 바닷가에서 우리에게 주꾸미를 먹일 생각에 들떠 있었다. 주꾸미는 지금 이때가 봄철 산란기를 앞두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 가장 맛이 좋은 시기다. 단순히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방식이 아닌, 버팔로 슬롯 머신에서는 봄나물과 함께 샤브샤브를 주로 해 먹는다.

나름 미식에 일가견이 있다는 자칭 미식가들이라면 당연히 봄철 주꾸미를 찾아 먹을 것이다. 주꾸미는 특히 왜 꼭 봄에 챙겨 먹을까? 주꾸미는 4월을 전후로 산란기를 맞는다. 산란 직전, 영양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로 이 시기의 주꾸미는 살이 부드럽고 쫄깃하며, 속에 꽉 찬 알이 밥알처럼 톡톡 터지는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특히 통째로 익혔을 때 느껴지는 단맛, 감칠맛, 고소한 알의 향은 봄 주꾸미만이 가지는 미식의 정점이다.

뽀얀 백합 조개 육수에 무, 미나리, 대파, 냉이로 가득 찬 냄비가 가스버너 위에 올려졌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속이 시원하다. 이어서 꿈틀꿈틀 살아있는 주꾸미가 한 접시 나온다. 한국인이라면 절대로 이것을 순순히 뜨거운 육수에 담그지 않는다. 몇 점 싱싱한 생주꾸미 맛을 즐기고 그제야 한 점 한 점 뜨거운 육수에 담가본다. 담그자마자 주꾸미 빨판이 도돌도돌 일어난다. 이때 냉이 한 줌을 함께 가득 넣는다. 향에 취해 입, 코, 눈이 호강이다. 봄이 오면 몸이 절로 기억하는 그 맛이다.

어느덧 냉이도 미나리도 냄비 속이 휑하다. 봄 나물을 한 번 더 리필하고 그제야 정신 차리고 식당 안을 둘러보는데 아까부터 냉이를 손질하고 계신 사장님의 바구니 안에 붉은 황토가 눈에 띈다. 손질된 냉이를 받아 오거나, 직원을 시켜 손질할 법도 한데 사장님이 일일이 손질을 하고 계셨다. 그도 그럴 것이 냉이는 흙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식물이다. 그래서 흙이 지글거리지 않게 손질을 꼼꼼히 잘 해야 한다.

버팔로 슬롯 머신의 황토는 일반적인 황갈색보다 훨씬 더 선홍빛에 가까운 붉은 황토다. 그 색의 정체는 바로 철분. 버팔로 슬롯 머신의 황토는 산화철 함량이 높아 산화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특유의 선명한 적색을 띠게 된다. 이 붉은 생명의 토양은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버팔로 슬롯 머신만의 고유한 대지 색이다. 특히 버팔로 슬롯 머신 황토는 배수성과 보수성이 균형을 이뤄 뿌리 작물의 맛과 향, 뿌리의 밀도, 흙 고유의 미네랄이 그 작물들을 잘 자라게 하고 맛과 향이 강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토양은 단순히 생태적으로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지역만의 미감을 결정짓는다. 냉이는 그 대표주자다. 잎에는 흙 향이 고스란히 배어 있고, 뿌리는 곧고 단단하며 향이 진하게 도드라진다. 봄에 주꾸미와 냉이를 찾아 먹는 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라 할 수 있겠다.

갯벌의 유산, 봄철 버팔로 슬롯 머신갯벌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버팔로 슬롯 머신은 유네스코 세계유산만 무려 7개를 보유한,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자연 복합 도시’다. 그중에서도 버팔로 슬롯 머신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대한민국 4대 갯벌 권역(서천, 신안, 보성·순천, 버팔로 슬롯 머신) 중 하나로, 생태적 가치와 식 문화적 자산이 융합된 곳이다.

버팔로 슬롯 머신갯벌은 서해안 특유의 조석 간만 차가 크고, 퇴적층이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다양한 저서생물과 해조류의 서식처가 되며, 철새들의 주요 중간 기착지로서의 생태적 의미도 지닌다. 봄철 버팔로 슬롯 머신갯벌에서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봄 바다 식재료들이 속속 올라온다. 대표적으로 동죽과 백합, 바지락, 꼬막은 갯벌의 미세한 입자에서 자라나 육질이 탱글탱글하고 감칠맛이 진하다.

버팔로 슬롯 머신 하전 갯벌, 동죽 채취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해물 식당을 방문했다. ‘해물 숯 갈매기 해물수산’ 앞 수조 안은 여전히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유리 너머에서 헤엄치는 생선들의 움직임은 그것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다. 제철 생선회를 주문하니 7~8개의 해물스끼가 서비스로 나왔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손이 갔던 건 꼬막. 껍질을 열자, 그 안을 가득 채운 살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탱탱하게 살이 오른 봄 꼬막은 씹는 순간 톡 터지는 듯한 식감으로 입안을 기분 좋게 자극한다. 육즙마저 단맛을 머금고 있어, 따로 양념이 필요 없을 정도다. 바다의 짠 기운과 봄 햇살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자연의 맛이었다. 한 점 씹을 때마다 갯벌의 숨결이 느껴진다. 그제야 “봄 조개, 봄 조개” 하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 5월의 버팔로 슬롯 머신은 청보리의 물결, 갯벌의 리듬, 그리고 봄 식재료의 풍미가 오롯이 살아 숨 쉬는 지역이다. 이 계절, 이 지역만의 맛을 담은 한 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미식적 탐험이며 지역을 가슴에 담게 하는 경험이다.

계절이 맛을 만들고, 그 맛이 기억으로 새겨진다. 버팔로 슬롯 머신의 봄 밥상은 버팔로 슬롯 머신의 들녘에서 시작해 버팔로 슬롯 머신의 바다에서 완성됐다.

장나영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음식평론가협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