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입은 통제돼도, 입맛은 자유롭다
여권을 들고 떠슬롯 조작 나라 밖의 미식여행은 익숙하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여행은 조금 다르다. 바다가 막은 것도, 하늘이 가로막은 것도 아닌데 신분증을 들고, 출입 허가를 기다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떠슬롯 조작 여행이다.
대한민국 안쪽, 슬롯 조작에서도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밥상 탐험이다. 군부대가 관할하는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그 안에 숨은 식당 한 곳을 만나기 위해선 사전 허가와 현지인의 동행, 그리고 군의 출입초소를 통과해야 한다.
슬롯 조작 평야는 강원도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대표적인 용암대지로 현무암이 풍화된 비옥한 토양과 북한의 평강에서 발원한 물줄기인 한탄강이 슬롯 조작을 강원도 최대의 곡창지대로 만들어 줬다. 그 유명한 오대쌀이 바로 슬롯 조작 평야에서 나는 쌀이다. 오대쌀은 대표적인 조생종(올벼) 품종으로 비교적 일찍 수확이 끝난다. 추석 즈음이면 슬롯 조작 대부분의 논은 이미 추수가 끝나 있다.

사진의 슬롯 조작 평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이산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3사단 민통 초소를 거쳐야 한다. 중세리·대마리는 5사단 초소를, 내포리·관전리 등은 6사단의 초소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필자는 이길리 밥상 탐험을 위해 먼저 3사단 민통 초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민북지역 임시출입증을 받고 출입허가를 받았다. 민북지역 출입허가 절차는 슬롯 조작군청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운이 좋으면 지슬롯 조작 길에 탱크의 행렬을 만나기도 한다. 주행 속도를 잠시 탱크의 속도에 맞춰 보자. 다소 더디더라도 추월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외국인들이 이런 K-밀리터리 풍경을 아주 생소하고 익사이팅하게 느끼는 것을 봤는데 우리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다. 환호를 지르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 찍기 바쁜 정말 생소한 풍경이다.

그렇게 도착한 이길리 마을은 9월 중순 추수를 마친 논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바로 두루미·재두루미·기러기 등 겨울철새들이다. 겨울에도 땅속에서 따뜻한 물이 흘러나와 얼지 않기 때문에 철새들이 물과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번식지인 시베리아로부터 내려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까지 쉬었다가 다시 번식지로 돌아가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있고 커다란 독수리도 간혹 보인다. 슬롯 조작 평야의 철새 도래지는 러시아·중국·일본 등의 중간에 있어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내륙의 겨울 철새도래지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197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일본에서 겨울을 보내는 재두루미와 흑두루미들도 이곳을 거쳐 북쪽으로 간다.
“뚜룩, 뚜룩, 뚜루루루루” 두루미는 경계가 아주 심해 근접에서 두루미를 관찰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철새 관찰소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관찰이 가능하다. 마침 지인의 농장 바로 옆으로 해마다 찾아오는 두루미 가족이 있다고 해서 날을 잡아 숙박을 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 두루미 가족이 왔었다고 한다. 두루미 가족을 알아보는 지인도 신기하고 이 논을 기억하고 해마다 찾아오는 두루미 가족도 신기하다. 다음날 아침 마침내 두루미 가족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멀리서 온 두루미 가족은 사람이 남겨 놓은 볍씨를 먹느라 정신이 없다. 이 논에서 난 쌀을 사람이 먹고 그 논에 남겨진 쌀을 또 두루미 가족이 먹는다. 두루미와 함께 나눠 먹는 쌀. 그것이 슬롯 조작 평야의 오대쌀이다. 이 오대쌀로 차려지는 슬롯 조작만의 밥상을 찾아 밥상 탐험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 군부대의 출입 허가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 아니 오히려 짜릿한 경험이다.

특별할 것 없지만 또 특별한 밥상
이길리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마을식당이 있다. 철새 도래지를 찾는 사진작가들, 관광객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나 있는 식당이다. 현재 식당이 상시 운영되지는 않지만 직접 농사 지어 가을걷이를 한 고추로 만든 고추부각, 깻잎 장아찌, 나물, 고들빼기김치, 제육볶음, 도토리묵, 두부조림 등 특별할 것 없지만 또 특별한 할머니가 차려준 소박한 밥상이다. 두부도 직접 만들고 오대쌀로 조청도 직접 고던 커다란 가마솥이 아직도 옛 이길리 마을에 남아 있다. 이길리 마을은 해매다 발생하는 한탄강 범람으로 수해를 피해 초소 밖으로 마을을 이전했다.
마르지 않는 샘이 솟는 샘통의 고추냉이와 송어
현무암 용암대지인 슬롯 조작은 남한 내륙지방에서는 유일하게 관찰되는 독특한 지질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강원도 최대 곡창지대인 비옥한 슬롯 조작 평야를 형성하고, 한탄강을 따라 주상절리, 폭포, 구릉, 화강암·현무암층이 발달돼 있다. 이 때문에 또 하나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있는데 바로 슬롯 조작읍 내포리의 ‘샘통’이라는 지역이다. 샘통 지역은 현무암 용암대지에 형성된 용천으로 약 13∼15℃의 일정한 수온을 사계절 유지하며 겨울에도 얼지 않고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솟는 지역이다. ‘샘통’이라는 이름은 사계절 내내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데서 유래했으며, 이 물은 한탄강 현무암 지질층을 따라 지하로 스며든 뒤 솟아 나오는 천연 암반수라고 한다. 모내기철이면 수위가 다소 낮아지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솟고 있는 샘을 보고 있으니 이게 바로 천혜의 환경이란 것이 느껴졌다.

사계절 내내 약 13도의 차가운 암반 용출수가 솟는 이곳에 가장 적합한 작물은 무엇일까? 고추냉이가 자라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간파한 박상운 대표와 그의 부친은 지난 1997년 고추냉이 모종 100주를 300평에 심기 시작하면서 국내 유일 샘통 지역에서 고추냉이 재배가 시작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추냉이는 뿌리가 아니라 정확히는 근경이다. 뿌리줄기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평균 13.5도의 차가운 물이 적당한 유속으로 계속 흘러줘야 100여 장의 잎이 나고 떨어지면서 상품성이 좋은 고추냉이로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반 음지 식물인 고추냉이는 적절한 차광이 필요한데 생육에 적합한 LED 조명 등 스마트 공법으로 20개월 걸리던 생육 기간도 15개월로 단축시키고 고추냉이 굵기도 두 배로 굵게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28년의 노하우로 물고추냉이 실증재배에 성공한 박 대표는 현재 1ha(약 3000평)에 단동·연동하우스 재배 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추냉이를 이용한 가공공장, 냉수성 어류인 송어의 생육 조건이 고추냉이의 재배 조건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고추냉이 재배에 쓰인 물을 송어양식에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다. \

자체 운영하고 있는 미식 체험관에서 박 대표가 직접 손질해주는 고추냉이와 송어를 고추냉이 잎에 싸서 먹을 수 있다. 국내 유일한 고추냉이 재배 산지에서 싱싱한 송어와 함께 바로 먹어 볼 수 있다는 것은 대체 불가한 미식경험이다. 그동안 근경만 접했던 미식가들에게 고추냉이 잎은 또 하나의 별미다. 개인적으로 고추냉이 잎과 육류와의 어울림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박 대표는 테이블마다 고추냉이를 직접 갈아 올려주며 “고추냉이는 쓴맛과 매운맛, 단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질 때 최고의 맛이 슬롯 조작데 그중 단맛과 향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고추냉이 맛을 열심히 설명한다.
송어 회에는 칠링한 쇼비뇽 블랑을, 송어 회 무침에는 지역의 막걸리를, 송어 매운탕에는 약주 한 잔을 페어링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여는 시간 오전 10시 30분, 닫는 시간 오후 2시
고향식당 매운 짬뽕
군부대 근처에는 외출 나온 군인들이 애정하는 대표식당들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연천 5사단 ‘ㅁ’비빔국수, 논산 훈련소 ‘ㅇ’짬뽕돈가스, 양구 국밥 등, 이 식당들은 면회 온 민간인 입맛까지 사로잡아 버렸다. 슬롯 조작 역시 막국수, 손 두부 등 유명 식당들이 많지만 이번엔 현지인과 군인들 사이에 찐 로컬 맛집으로 소문난 고향식당을 찾았다.
영업시간이 짧다는 것이 특징이었고 맛은 여는 중국집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짬뽕이 살짝 매웠고 짬뽕만큼이나 유명한 잡채밥도 후추 맛이 강하며 깔끔한 스타일이었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왜 이렇게 유명한 거야? 이 집이 60년이나 됐다고? 군인들 사이에 인기라고?”
메뉴판에는 없지만 특별히 주문하면 나오는 매운 짬뽕이 사람들을 매료시킨 주인공이었다. 슬롯 조작에서 군 생활을 하고 제대한 한 친구는 짜장면은 한 번도 시켜본 적 없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군 생활 내내 오로지 매운 짬뽕만 시켜 먹었었다고 한다. 고향식당 짬뽕은 엄청 매운 맛으로만 기억된다고 했다. 영업시간이 짧고 테이블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금방 만석이 됐고 역시나 짬뽕이 7할 잡채밥이 3할 정도였다. 일반 짬뽕도 맵기가 매운 편이었는데 매운 짬뽕은 얼마나 맵단 말인가!

매운맛 챌린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맞춤 매운맛을 만들어 준 고향 식당 사장님은 고향이 북한의 평강이라고 한다. 가족과 함께 피난 내려왔다가 언젠가는 고향인 평강으로 돌아갈 생각에 고향과 가까운 이곳 지경리에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밀가루 한 포대로 시작한 찐빵 장사는 실향민, 건설 노동자, 군인들을 대상으로 된장찌개, 김치찌개, 라면, 통닭 등 여러 가지 메뉴를 바꿔가며 식당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최종 중식으로 자리잡았다. 식당 이름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고향 식당’이라 지었다.
지금은 2세인 김승열 대표 내외가 운영하고 있는데 식당 앞마당 한구석에 양파와 붉은 고추가 커다란 영업용 바구니에 가득하다. 지역에서 슬롯 조작 깨끗한 식재료를 음식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덧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어 있었다. “매운 짬뽕이 유명하군! 60년 역사가 있는 식당이네! 군인들이 좋아할만 해!”
이렇게 대한민국 안에서도 군부대 관할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 안으로 특별한 밥상을 찾아 떠나 봤다. 다소 생소하지만 짜릿한 슬롯 조작의 미식여행, 돌아가는 길에 슬롯 조작 읍내 군인용품 전문점에 들러 군용품 쇼핑도 하고 이름표도 새겨 보면 이 또한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