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서울의 한 음식점 사장은 새우튀김 한 개를 이유로 전액 환불을 요구하며악평을 협박하는 고객과의 분쟁 후 뇌출혈로 쓰러져 생을 마감했다.
4년이 흐른 지금, 이러한 비극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더욱 심화되고 있다.온라인 플랫폼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시카고 슬롯 시스템이 호스피탈리티산업의 생존을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지만, 동시에 정당한 평가 도구에서악의적 공격 수단으로 변질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 평점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대,시카고 슬롯는 이제 소비자의 권리를 넘어 일부에게는 공격의 무기가 됐다.
‘시카고 슬롯 폭탄(Review Bomb)’의 세 가지 유형
협박·보복·상습
시카고 슬롯 폭탄. 다수의 사용자나 소수가 여러 계정을 활용해 특정 업체나 서비스에 대량의 악의적인 부정적 시카고 슬롯를 단시간 내에 게시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다. 국내에서는 흔히 ‘테러’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 현상의 본질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이번 기사에서는 ‘폭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2008년 게임 ‘스포어(Spore)’에 대한 아마존 시카고 슬롯 공격 사례를 통해 ‘시카고 슬롯 폭탄’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당시 기술 전문지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의 벤 쿠체라(Ben Kuchera) 기자는 “시카고 슬롯 폭탄은 특히 악랄한 방식의 항의 수단”이라며 “이 캠페인을 모르는 일반 소비자들은 시카고 슬롯 내용을 자세히 읽지 않고 단순히 게임이 좋지 않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단순히 서비스 품질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해당 업체의 매출이나 평판에 의도적으로 타격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호텔업이나 외식업에서 시카고 슬롯 폭탄을 자행하는 블랙 컨슈머들의 목적은 명확하다. 무료 서비스나 할인 혜택을 요구하거나, 예약 취소 수수료 면제, 노쇼 페널티 철회 등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것이다. 또한 개인적 불만을 과장해 표출하거나, 정당한 업장 정책에 대한 감정적 보복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온라인 평점이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업 특성상, 이들은 “솔직 후기”라는 이름을 내건 시카고 슬롯를 일종의 ‘협박 카드’로 사용해 즉각적인 이익을 취하려 한다.

시카고 슬롯 폭탄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협박형 시카고 슬롯 폭탄은 무리한 요구와 함께 악평을 미끼로 내건다. “스위트룸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해달라, 좋은 시카고 슬롯 쓰겠다.”거나 “조식 무료 제공하면 5점 시카고 슬롯 남기겠다.”, “체크아웃 시간을 오후 3시까지 연장해달라.”는 식의 요구가 대표적이다. 둘째, 보복형 시카고 슬롯 폭탄은 정당한 호텔 정책에 대한 감정적 보복이다. 노쇼 페널티나 예약 취소 수수료, 늦은 체크인 정책 등에 불만을 품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호텔을 공격한다. 셋째, 상습형 시카고 슬롯 폭탄은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악성 시카고 슬롯를 남기는 ‘프로 악플러’들이다. 이들은 100개 이상의 시카고 슬롯를 작성하며 평균 2점대의 별점을 주고 평점을 조작하기도 한다.
문제는 시카고 슬롯 시스템 자체가 갖는 구조적 한계다. 서비스 경험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다. 동일한 서비스라도 고객의 그날 컨디션이나 기분, 개인적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불편사항을 표현하는 대신,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온라인 채널에 부정적 평가를 게시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컴플레인 대응의 골든타임은 매우 짧다. 현장에서 즉시 제기된 불만사항은 직원들이 신속하게 파악하고 개선 조취를 취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 시카고 슬롯는 확산되기까지 업체가 인지하기 어렵고, 추적과 대응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미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된 후에는 아무리 성의 있는 해명과 개선 노력을 기울여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모든 고객이 익명의 ‘비밀 심사단’이 돼 일방적인 평가를 내리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 간의 건설적 소통 기회는 사라지고 있다.
플랫폼들의 엇갈린 대응
그리고 한계
플랫폼들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배달의민족은 2021년 11월 허위리뷰 사전차단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전담 조직을 두고 허위 및 조작이 의심되는 리뷰에 대한 전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2월부터는 ‘리뷰 신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며 리뷰 추천순 정렬 기능도 도입했다. 사업주 신고 시 즉시 30일간 리뷰를 차단하는 가장 강력한 보호 정책을 운영한다.
요기요는 AI를 활용한 ‘클린시카고 슬롯’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고, 쿠팡이츠는 ‘블라인드’ 기능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권리침해 증명을 요구하며 최대 1주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배달앱에 악성 후기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해도 30일간의 블라인드 처리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리뷰를 완전히 삭제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권리침해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 절차 또한 너무 복잡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관계자들은 악성 시카고 슬롯와 정당한 비판을 구분하는 것의 기술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음식과 업장을 선택할 때 상습적 악성 시카고 슬롯어들로 인해 발생하는 혼동과 업체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용 플랫폼을 벗어난 리뷰 폭탄의 확산이다. 배달앱이나 예약 플랫폼에서는 자체 정책과 기술적 장치를 통해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지만,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트위터 등 일반 SNS에 게시되는 악의적 후기는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호텔·외식업계의 경우 여행 후기 커뮤니티, 호캉스 정보 공유 카페, 맛집 추천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에서 평판이 형성되는데, 이러한 플랫폼들은 각각 다른 운영 정책과 신고 체계를 갖고 있어 일관된 대응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일반 SNS의 경우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삭제 기준이 상대적으로 관대하며, 호텔이나 레스토랑 측에서 직접 모니터링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네이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의 경우 검색 알고리즘 특성상 부정적 콘텐츠가 상위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 한 번 확산된 악의적 후기는 장기간에 걸쳐 업체 평판에 타격을 가한다.
이러한 다중 플랫폼 시카고 슬롯 폭탄은 호스피탈리티 기업들로 하여금 수십 개의 서로 다른 플랫폼을 동시에 모니터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주고 있으며, 통합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 수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각국 정부의 대응 현황
다층 방어선 구축 경쟁
해외는 어떨까? 미국은 2024년 8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가짜 시카고 슬롯 금지 최종 규정을 발표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규정은 가짜 시카고 슬롯 작성, 구매, 판매를 금지하며, 위반 시 건당 최대 5만 1744달러(약 7607만 원)의 민사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Anti-SLAPP법의 경우 38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시행돼, 정당한 비평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면서도 악의적인 소송을 방지하는 균형점을 찾고 있다.
EU는 2022년 5월 옴니버스 지침을 시행해 가짜 시카고 슬롯를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이 지침은 가짜 시카고 슬롯 제출이나 소비자 시카고 슬롯 조작을 모든 상황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연매출의 4%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매출 계산이 불가능한 경우 200만 유로의 고정 벌금이 적용된다. 영국은 2022년 4월부터 한발 더 나아가 감독기관이 글로벌 연매출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기술적 해법도 주목할 만하다. AI 기반 탐지 시스템은 91%의 정확도로 가짜 시카고 슬롯를 식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마존은 머신러닝 모델과 전문 조사관들의 결합된 노력으로 2023년 한 해 2억 5000만 건 이상의 가짜 시카고 슬롯를 사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2021년 상반기에만 3000건 이상의 가짜 시카고 슬롯 사건을 적발하고 총 318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싱가포르는 시카고 슬롯 기반 명예훼손에 최대 2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강력한 형사처벌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민사상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포괄적 대응 방안을 갖추고 있다.
법적 대응의 현주소
“소송해도 소용없다?”

하지만 시카고 슬롯 폭탄에 대한 법적 대응은 현실적으로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처벌은 가능하지만, 입증의 어려움과 처벌 수위의 한계로 인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르면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시카고 슬롯의 경우 ‘사실’과 ‘의견’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허위사실 유포를 입증하기 어렵다. “음식이 맛없다.”거나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식의 주관적 평가는 의견의 영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업무방해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형법 제314조는 허위사실 유포나 위력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매출 감소와 시카고 슬롯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시카고 슬롯 플랫폼의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돼 가해자 특정조차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호스피탈리티 업계의 경우 서비스의 주관적 특성상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법적 대응의 또 다른 현실적 장벽은 비용 문제다. 민사소송의 경우 변호사 선임비용만 최소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이 소요되며, 형사고발 시에도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 반면 시카고 슬롯 폭탄으로 인한 직접적 손해 산정은 매우 어렵고, 설령 승소하더라도 실제 배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이다. 실제로 법적 대응을 검토했지만 비용 문제로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소송 비용이 예상 손해액보다 클 경우가 많아, 차라리 그 시간과 비용을 서비스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일반적이다.
시카고 슬롯 폭탄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배상액은 대부분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상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산정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소송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 구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시카고 슬롯 시스템의 본래 목적은 소비자 간 정보 공유를 통한 현명한 소비 선택을 돕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일부 소비자들이 이를 협박이나 보복의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소비자의 표현의 자유와 업계의 생존권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카고 슬롯 폭탄 문제 해결을 위해 단계별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1단계로는 플랫폼 자율규제 강화, 2단계로는 업계-플랫폼-정부 간 협력체계 구축, 3단계로는 법제도 개선을 통한 근본적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각 플랫폼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로 ‘온라인 시카고 슬롯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는 플랫폼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의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해결책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시카고 슬롯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업체에게는 건설적 피드백을 통한 개선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플랫폼의 기술적 개선과 자율규제 강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법제도 정비가 뒷받침돼야 하며, 업계 스스로도 자정 노력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시카고 슬롯 에티켓을 준수하고 책임감 있는 시카고 슬롯 작성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다각적 노력이 종합적으로 이뤄질 때 비로소 건전한 시카고 슬롯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데
별점으로 얻어 맞고 있는 현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시카고 슬롯를 떠올려보자. 그 시카고 슬롯는 다른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였는가, 아니면 개인적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이었는가? 시카고 슬롯 한 줄이 누군가의 생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가?
스마트폰 화면 너머에는 레스토랑 셰프의 밤잠 설친 얼굴이, 카페 사장의 눈물이, 시카고 슬롯를 모니터링하는 호텔 직원들의 한숨이 있다. 시카고 슬롯 폭탄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디지털 공간에서의 선량한 시민이 돼야 한다.
새로운 시카고 슬롯 문화는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소비자는 책임감 있는 시카고 슬롯를, 사업자는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플랫폼은 공정한 시스템을, 정부는 균형 잡힌 정책을 제공할 때 비로소 모두가 승자가 되는 디지털 상생 시대가 열릴 것이다.
시카고 슬롯는 본래 소비자와 사업자를 연결하는 신뢰의 다리였다. 그 다리가 무너지면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2021년 세상을 떠난 음식점 사장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평점이 아닌 평판으로, 숫자가 아닌 신뢰로 새로운 시카고 슬롯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4년 전 새우튀김 한 개를 둘러싼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고객을 맞이하는 수많은 호스피탈리티 종사자들과 진정한 정보 공유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 시카고 슬롯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한다.